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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Thinking

기업이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이유

"저희 블로그는 계속 운영하는 게 맞나요?"

 

디지털마케팅 대행사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운영하다 보면 종종 듣는 말이다. 블로그 조회수도 그리 높지 않고, 그러다 보니 만족할만한 수치가 나와주지 않아 보고하기도 애매한 계륵(?) 같은 플랫폼으로 인식되나 보다. 차라리 블로그를 접고 다들 운영에 열을 올리는 유튜브 영상이나 인스타그램에 집중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도 받는다. 과연 그럴까? 오랜 시간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를 열심히 설명해 왔는데 이 참에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블로그는 검색에 대응하는 유일 플랫폼 Photo by Glenn Carstens-Peters on Unsplash

검색에 대응하는 유일한 플랫폼, 블로그

쓴소리부터 해야겠다. 최신 트렌드는 단연 영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슨 B2B 기업, 무슨 연구소, 무슨 재단도 '과연 영상으로 나올만한 소스가 있을까'하는 기업과 기관이 앞다투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쥐어짜듯 영상 소스를 만들어 낸다. 가끔은 '애쓴다' 내지는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 운영하고 있지만 발주처도, 대행사도 내부 직원이 아니면 관심 없을 내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업로드한지 1년이 넘도록 조회수가 100회도 나오지 않는 영상에 큰 비용을 태웠다는 사실에 현타가 올만 하지만 '해냈다' 또는 '벌었다'는 각자의 자위로 그렇게 꾸역꾸역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블로그는 덤으로 운영하는 채널 정도로 인식한다. '글 그까짓 거 그냥 슥슥 써서 올리면 되는 거고' 정도의 품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구색을 갖추는 정도면 된다는 뜻일까? 영상이나 이미지 콘텐츠보다 품이 덜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은 기업이 운영하는 장문형 콘텐츠 플랫폼인 블로그는 제목부터 본문 한 줄까지 모두 검색에 대응하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5분짜리 영상 속에 등장한 출연자가 내뱉는 주옥같은 멘트들은 단 한 마디도 검색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미지와 바닥글, 해시태그에는 기업의 핵심 메시지를 담을 수 없다. 기업 위기가 발생했을 때 올리는 '사과문 공지' 이미지에 인스타그래머들은 관심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타임라인에 묻혀버려서 우연한 트래픽 폭발에 얻어걸릴 가능성도 적다. 

 

블로그 운영의 필요성을 나열하기 전, 꼭 하고 싶은 말은 블로그의 콘텐츠는 사용자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검색을 하기 때문에 높은 관여도를 가지고 출발한다는 것이다. 타임라인에서 스치는 콘텐츠와는 확연히 다른 출발점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로그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의 필요성

 

- 텍스트 베이스 검색 유입이 가능한 유일한 플랫폼
- 운영 기간 동안 기업의 뉴스 히스토리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
- 시의성과 무관하게 꾸준한 정보 전달이 가능한 플랫폼
- Cost Value 상, 영상 제작 대비 저렴한 운영 비용의 플랫폼
- 회원, 가입여부와 무관하게 노출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
- 검색 최적화가 되었을 경우 즉시적인 트렌드 키워드 유입이 가능한 플랫폼
- 부정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업 소유 플랫폼
- 이미지와 영상을 활용해 매거진 타입 등 커스텀 운영이 가능한 플랫폼

 

위에 나열한 것이 당장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 블로그 플랫폼의 장점들이다. 이 중에서도 검색 유입이 가능하다는 것과 장기간 운영하면서 기업 뉴스의 히스토리가 누적되고 이 조차도 검색 유입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듯하다. 

 

삼성전자가 사실 관계를 해명하는 뉴스룸의 이슈와 팩트 공간. 콘텐츠 플랫폼만 가능한 역할.

 

물론 블로그 플랫폼의 한계도 있다. 세대적인 특성이긴 하지만 텍스트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 특정 사용자 층에 어필하기 어려운 플랫폼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정보를 필요로 하는 목적 사용자라면 높은 관여도로 콘텐츠를 소화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개별 콘텐츠에 대한 광고를 집행하기 어렵다. 즉, SNS에 비해 ‘페이드 미디어’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 콘텐츠를 노출시키기 위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미러링(Mirroring)' 발행을 진행한다.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더라도 그 광고주 핏에 맞는 글을 써낼 수 있는 전문성 있는 필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대행사의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 

 

님아, 그 블로그 버리지 마오

수년동안 착실히 운영해 온 블로그를 내부 KPI 때문이든, 대행사의 사탕발림 때문이든, 유지 비용 부담 때문이든 버리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기존 블로그를 버리고, 검색이 잘 된다고 믿는 네이버 플랫폼으로). 

 

과거 티스토리 기반의 블로그를 착실히 운영하던 AIA 생명은 어느 날 갑자기 네이버 포스트로 갈아탔는데 기존 블로그에 담겨있던 AIA 생명과 슈퍼스타K와 콜라보로 진행한 '목소리 기부 캠페인' 사례는 그 과정과 결과를 이제 보도자료로만 만날 수 있다. 워드프레스 기반의 퍼시스 블로그도 멋진 매거진 타입으로 운영해 우수 운영 사례로 샘플링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존 콘텐츠를 싹 버리고 네이버 블로그로 갈아타 버렸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업 블로그는 트래픽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히스토리를 차곡차곡 아카이빙 하는데 운영 목적을 둬야 한다. 지금도 그렇게 누적된 콘텐츠를 기업의 자산으로 또는, 가치로 여기며 꾸준히 운영을 하고 있는 기업과 운영자의 마인드에 찬사를 보낸다. 

 

요즘 듣는 새로운 질문은, "요즘 기업들이 페이스북 운영하나?"이다. 그렇게 앞다투어 열을 올리며 운영하던 페이스북들은 다 어디갔을까? 유튜브? 유튜브 쇼츠? 그럼 그다음은? 돌고 돌아 블로그로 다시 돌아올 시기가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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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블로그와 플랫폼의 선택

콘텐츠 플랫폼이 구축되지 않거나 구축한 지 오래된 브랜드를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 '어떤 플랫폼으로 해야 할까요? 네이버로 가야 하나요?'이다.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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