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뉴스 큐레이션'이라는 키워드가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등장했다. 뉴스 큐레이션은 각각의 뉴스 콘텐츠처럼 호흡이 긴 문장들이 읽히지 않는 트렌드를 반영해 최신 뉴스를 정리해 짧은 여러 개의 소식을 1개의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뉴스 큐레이션 콘텐츠는 독자로 하여금 시간을 절약하고 '얕고 넓은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줌과 동시에, 브랜드 블로그 등에서는 시간에 묻혀버린 콘텐츠를 애널리틱스 결과 값을 바탕으로 '상반기 인기 콘텐츠' 등으로 포장해 다시 읽히도록(이라고 쓰고 우려먹는다고 읽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아직 블로그의 형태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몇 기업들은 자사 이슈를 검색에 노출하기 위해 또는, 기획기사 형태의 산출물이 필요해서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에 유료광고 집행을 고민하거나 실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은 - 위키트리, 인사이트, 허프포스트 등 - 시장에 니즈가 있음을 아주 일찌감치 간파해 '네이티브 AD' 형태로 적당한 광고상품을 운영 중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의 페이드 콘텐츠(Paid Contents) 형태는 이렇다. '봄 기차여행 떠나볼까? 핫 플레이스 Best 5'라는 타이틀의 본문을 읽어보면 4번이나 5번 위치에 스폰서의 광고가 삽입되어 있다. 협의에 따라 뉴스 큐레이션 회사에서 자체 제작, 납품하는 경우도 있고, 스폰서가 내부에서 쓰든, 에이전시가 쓰든 직접 제작해 전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플랫폼 회사마다 메인 노출, 자사 서브 채널 업로드, 페이스북 등 확산 플랫폼에 노출을 개런티 하고 그에 합당한 비용을 청구한다. 그리고 기업의 담당자들은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의 트래픽 수치를 KPI 달성 수치에 반영하는데, 소위 '윗분들이 보시기에 좋았더라'하도록 '보고용 수치'를 보장해 주는 WIN-WIN 상품인 셈이다.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은 자사 플랫폼 이용단가를 책정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월 트래픽이 이 정도는 나와요’를 보여줘야 스폰서는 기대 트래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다. 때문에 최근 뉴스 플랫폼의 무분별한 트래픽 올리기 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충격, 경악, 알고 보니...' 등의 키워드는 이제 먹혀들지 않다 보니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되지 않는 자극적인 후킹성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다. (클릭 장사의 폐해 - 인사이트 '조작ㆍ왜곡' 끝은 어디인가?)
브랜드 저널리즘은 진정성 그 자체
브랜드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자체 블로그를 뉴스 플랫폼으로 다변화하려는 많은 브랜드의 노력들은 진짜 뉴스를 내보내기 위한 자정 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언론사를 통해 발행된 기사(오해에 의해 잘못 쓰여진 기사라고 하더라도)는 쉽게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콘텐츠로 즉시 반응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브랜드는 이와 같은 브랜드 자산을 쌓아가거나 '잘못된 정보의 바른 정보화'를 할 수 있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가짜 뉴스와 네이티브 AD 콘텐츠로 교란되어 있는 뉴스 큐레이션 시장에서 '사실로 확인된 진짜 정보'는 바로 브랜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묵묵히, 꾸준히,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 그리고 제발 네이버 검색 트래픽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자산이 우리 채널을 통해 얼마나 디테일하고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에 고민,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브랜드의 통찰을 어떻게 '일간 트래픽'과 맞바꿀 수 있을까? 검색 노출에 의한 수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 브랜딩보다 키워드 중심으로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을 운영하시길 바란다. 키워드에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태운다? 이제 옛말이다. 키워드 유입 이탈율 98%, 혹시 지금의 에이전시가 이야기 안 해주던가? 아니면 애써 알고 싶지 않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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