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기업 블로그가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가긴 했지만 여전히 티스토리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랫동안 운영한 만큼 쌓인 콘텐츠를 버릴 수가 없어서, 네이버의 제한적인 메인 페이지 브랜딩이 불만이라서, 네이버는 폭넓은 통계자료를 제공하지 않아서... 등의 이유를 든다.
티스토리에서 메인 페이지를 꾸미는 티에디션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메인 페이지가 날아가 버려도 어찌어찌 되살려 놓았고,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인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티스토리의 서비스 이용약관 변경공지가 또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티스토리는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무료 블로그 플랫폼이다. 대기업이 많이 운영하는 워드프레스 플랫폼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의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고, 트렌드에 따라 모바일 반응형 사이트로도 운영할 수 있다. 구축 비용도 스킨 커스텀 정도의 수준이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저비용-고효율 플랫폼이긴 하지만 네이버 검색 노출이 잘 안 된다는 단점 때문에 많은 기업이 네이버로 갈아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티스토리가 이용약관을 개정했는데, 서비스 내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나와서 유저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티스토리 내 강제 광고, 무엇이 문제?
티스토리 내 강제 광고가 문제되는 것은 콘텐츠 키워드 기반의 유관 광고를 노출시켰을 때 콘텐츠 페이지에 경쟁사 광고가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가 운영하는 콘텐츠 하단에 쿠팡 광고가 뜨게 되면 어떨까? 아마도 기업 담당자는 무척 난처해지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티스토리가 오랜 기간 동안 무료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불명확한 수익구조로 언젠가는 폐쇄될지도 모르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은 티스토리 유저들 사이에서 계속 있어왔지만 이렇게 광고 플랫폼으로 전환을 하면서 수익을 실현시키겠다는 것이 그동안 콘텐츠를 쌓아온 개인 유저에게는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행일지 모르는 일이나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달가운 소식이 아님은 분명한 것 같다.
개인 블로그로 운영이 되는 경우도 운영자가 선택적으로 장치한 애드센스와 겹치는 문제도 추후 어떻게 교통정리가 되는지 봐야할 듯하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개인 블로그 운영자들도 애드센스가 블락될 수 있어 반발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다.
기업 블로그 내 티스토리 광고, 해법이 있을까?
다행히 해결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해법보다는 대안이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 1차원적으로는 광고에서 자유로운 워드프레스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방법과 네이버 블로그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워드프레스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것은 메인 페이지 커스텀, 구글 애널리틱스를 통해 심도 있는 분석도 가능하고 광고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도 기존 티스토리 콘텐츠를 워드프레스로 이관하는 작업과 도메인과 글번호 매칭을 통해 기존 사용자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킬 수 있다. 1
네이버 블로그도 위와 마찬가지로 티스토리에 올린 글로 유입이 들어왔을 때 네이버 블로그로 강제 포워딩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면 된다. 문제는 네이버 블로그의 입장에서 검색 등의 정상적인 경로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강제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소위 '이상 트래픽'으로 간주하여 네이버가 저품질 블로그로 낙인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에 정상적으로 업로드하는 콘텐츠에 제대로 된 검색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2
기업 블로그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반드시 운영해야 하는 필수 플랫폼이라는 인식(+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있어서 그럴듯하게 구색을 갖춰야 한다는 정도의 니즈로 운영하는 것이라면 네이버 블로그라도 괜찮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중요한 기업이라면, 그동안 쌓아놓은 아카이빙 콘텐츠가 아깝다면 향후 노출되는 광고에 대해 어느 정도 감수를 하고 운영하거나 워드프레스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결국 돌고 돌아 생각해 보면 유일한 해법은 기업 블로그 담당자의 내부 설득이 아닐까?
부디 기존에 잘 운영하던 블로그를 버리고 유행, 또는 누군가에 꼬임이나 강요에 의해 홀랑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과거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하나같이 네이버 포스트로 갈아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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